참새들이 창밖에서 짹짹, 뾱뽁,
아침인사를 하네.
어제는 나도 친구들과
비 오는 거리를 돌아 다니다
날개가 푹 젖어서 돌아왔단다.
창경궁과 종묘의 숲을 만나,
짙은 나무 냄새, 풀 냄새. 자근자근
밟히는 흙냄새를 맡으면서도
우리는 영락없이 너희처럼 참새가 되었지.
"세상에 나가 얻는 일에
너무 골몰할 것은 아니야." ㅋ
"그래도, 세상 속에서 세상을
즐길 줄은 알아야지."
알면서도 모른다고 하고
모르면서도 안다고 할 지언정
말을 하는 것이 참새들 아닌가?
"마음자리 안에서든, 밖에서든
살아있어 떠들 수 있다는 것이
한 행복인 것이야. 암."
지금 너희들도 그러는구나.
그런데, 왜, 종로 한 복판에서 혼자
길바닥을 헤매던 회색 비들기 한 마리가
자꾸 눈에 밟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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