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오늘 아침 창가에서 참새들이 하던 말 2

해선녀 2004. 2. 6. 19:57

 

 참새들이 창밖에서 짹짹, 뾱뽁,

아침인사를 하네.



어제는 나도 친구들과

비 오는 거리를 돌아 다니다

날개가 푹 젖어서 돌아왔단다.

 

 

창경궁과 종묘의 숲을 만나,

짙은 나무 냄새, 풀 냄새. 자근자근

밟히는 흙냄새를 맡으면서도

우리는 영락없이 너희처럼 참새가 되었지.

 

 

"세상에 나가 얻는 일에

너무 골몰할 것은 아니야." ㅋ

"그래도, 세상 속에서 세상을

즐길 줄은 알아야지."

 

 

알면서도 모른다고 하고

모르면서도 안다고 할 지언정

말을 하는 것이 참새들 아닌가?

 

"마음자리 안에서든, 밖에서든

살아있어 떠들 수 있다는 것이

한 행복인 것이야. 암."

 

 

지금 너희들도 그러는구나. 

그런데, 왜, 종로 한 복판에서 혼자

길바닥을 헤매던 회색 비들기 한 마리가

자꾸 눈에 밟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