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싸이버의 우리는

해선녀 2004. 2. 6. 19:47

 


우리는 그렇게 존재하시는가 봅니다.

어디고 내가 있고 어디고 내가 없고

무엇이든 나이고 무엇이든 나 아니게.

 

예, 님의 소리는

 들리는 듯 들리지 않고

안들리는 듯 들립니다.

저도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거든요.

 

다만 그것을 아는 듯 모르고

모르는 듯 아는 것이지요.

 

건듯 부는 바람처럼

오시는 듯 오시지 않고

오지 않으시는 듯 오시는 님

만나는 듯 만나지 않고

만나지 않는 듯 만나는

존재, 존재들

 

사랑하는 듯,

사랑하지 않는 듯

 

아, 우리들은 이렇게,

신을 흉내내고 있는 것일까요?

존재하지 않는 듯 존재하는 신이

만들지 않은 듯 만든 우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