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오늘 아침 창가에서 참새들이 하던 말 1

해선녀 2004. 2. 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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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발,

비가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비야 오든지, 말든지.

오늘은 하나도 무겁지 않게

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자리를 지키면서

가볍게 하늘을 난다는 건

예삿일은 아니지.

 

아, 그래도 비가 오는 경우엔

비 사이로도 날 수 있어야 해.

가라앉지 않고, 중심을 잡고,

눈은 멀리 두어야 한다구.

 

비 몇 방울에 날개가 젖고

언덕 하나만 넘으면 방향을 잃고

그럴 양이면 아예, 길을 나서지 말아.

 

참새도 나이가 들면,

그냥 세상을 바라보기만 하면서도

행복해 할 줄 알게 된다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