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민박집의 장독대

해선녀 2004. 2. 6. 22:13

 

 

 

날이 가고 또 가도  

나는 그대를 기다릴라네.

  

누가 내 안의 묵은 먼지 싹 쓸어내고

 내 안에 철철 샘물을 퍼담아 줄 일 있을까마는

  

굵은 마디 종부의 그 손도 아니고 

고운 그대의 손이 

날 쓰다듬어라도 줄 일 있을까마는 

 

그대 어느 날 내게로 와서 

긴 겨울 추위에도 얼어 터지지 않고

땡볕 더위에도 부르트지 않은

내 대견한 몸뚱이와 입술에

그만하면 민박집 장식으로는 제격이네 말하며

눈길이라도 한 번쯤 던져주고 갈 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