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속으로 풍덩 뛰어들자구요?
이젠 저 들판의 나무처럼 가만히 서서
가을이 지나가는 걸 지켜만 보면 어떨까요.
너털웃음을 웃어 재끼며 가는 남정네들도
옆구리가 자꾸만 허전해지고
재잘재잘 수다 떨며 가는 여인들도
제목소리 뒤에 오는 공허를 느낀다잖아요.
뒷꼭지가 캥겨도 달려만 왔지만
급회전하며 소용돌이를 일으킬 건 없고
가만히 멈추어 서 있어 보자구요.
그래도 가을이 넓은 가슴을 다 드러내 놓고
또 저렇게, 손짓하고 있으니 어쩌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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