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오내로 온 지 2주일이다. 이게 뭐 자랑이라고? 교회나 마트에 바람쇠러라도 같이 가자는 걸 기븟스 팔을 내밀며 못거겠다는 핑계를 대었지만, 사실, 그건 임기응변일 뿐이고, 내 가 얼마 동안이나 여기 있겠다고 교회의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어저고 하면서 신경을 쓰고 다니겠는가, 차라리다 , 나가고 없는 집에서 혼자서 티비나 보는 편이 낫지, 그게 내 본심이었다. 몇 안된다는 교인들 사이에서 이러니 저러니, 이 시답잖은 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꺼니나 더 더 만들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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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미, 친정 어머니가 그 동안 두 번이나 오셔서 좋은 교우관계도 만드시며 에미에게도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셨는데, 나까지 도와야 할일이뭐 그리 더 있겠는가? , 듣자 하니,이 곳 한인들 사이에서도 마음 편치 않은 일들도 없지 않아 왔다고 하고, 예전부터 한인교회에 대한 내 인상도 그런고.... 한 마디로 내켜지가 않는 것이다 그래도, 제가 없을 동안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도움을 요청해야 되잖아요? 미리 나가셔서 얼굴이라도 익혀 놓으셔야지요...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너한테 전화하면 되지. 그 때 니가 누구한테라도 전화하려므나. 내 얼굴 모른다고 와서 도와 주지 않지는 않겟지...그 말에는, 나도 마음에 좀 걸리기는 하였지만, 역시, 그런 이유로 교회에 가는 건 더욱 내켜지지가 않는다. 좀더 있으면, 정말, 가고 싶은 다른 마음이 동해질지도 모르지...무엇보다도, 교회든 성당이든, 순순히 가서 하나님을 만나고 오고 싶은 마음은 늘상 있어 왔으니....
그리하여...나는 내내 두문불출, 집에서만 먹고 자고 쉬고 놀고...문자 그대로 그런 날들을 보냈다. 현관 문밖에는 겨우 열댓 걸음? 나가 보앗을/까> 더 이상 걸어가 보았자, 주차장을 넘어 멀리 산책로가 잇어 보이는 곳까지는 갈 자신 도 없어서 바라만 본다. 또 미끄러지면 어쩌려고?나와 똑같은 생각에 사실은며늘도 더 권하는 것이 무리인 줄 알아서, 학교로 교회로 마트로 드나드 때마다 내가 현관 옆으로 바로 붙은 개라지 철문이 내려 오고 차바퀴가 굴러가는 바라 보기나 하는 것으로 배웅하는 것을 당연해 한다. 아, 크리스마스 브레이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내 방에 달려 있는 뒷문으로 태오가 눈길을 달려 가서 스쿨버스를 타는 것까지 바라 보는 것이 어쩌면 외부세계에 대한 유일한 관여였다고 할 것이다.
백 도어.....이것이 내 방에 붙어 잇는 것이 내게는 참 큰 낭만이다. 어릴 적 내 방에 붙어 있던 작은 봉창과 그 옆의 한지 문과 부엌 뒷쪽에 붙어 있던 뒷문을 생각나게 해주기도 하지만, 그 동안 잊고 있엇던, 젊은 날 미국에서 잠시 살면서 보았던 집들의 백도어도 추억하게 한다. 미국의주택들이 대개 그 백도어를 통해 뒷마당으로 가게 되어 있고 손님들이 왔을 때나 가족끼리나 그 뒷마당에서 바베큐도 하며사생활을 즐기는 공간으로 쓰고 있지만, 우리가 살던 이층짜리 아파트도 그랫고, 이 집도 역시 그렇다. 아침마다 태오가 쪼르르 뛰어 나가는 것을 나는 감히 같이 갈 엄두도 못내고 얇은 블라인드만 제끼고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눈밭 저 너머에서 내 휘뿌연 망막에 헤드라이트를 비추며 마주오는 버스가 보이면 뒷문을 열고 나가 우회전해서 돌아가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든다. 머스가 우회전하는 곳에는 아직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몇 아름드리 나무가 서 있는데, 이 집의 백도어는 마치, 그 나무를 바라보기 위해 만든 것 같다. 내가 왓던 날부터크리스마스 이브까지 하도 많은 눈이 쌓여서 눈로도 그 너머에 있어 보이는나즈막한 숲까지는 가 볼 엄두도 못내겠다. 하기는, 며늘이 손사래를 저으며, 자기도 어 눈부츠를 신엇는데도 바로 개러지 앞에서 미끄러져서 큰일 날 뻔햇단다. .
그런데, 이 집은 아무리 방 두 개짜리 아파트이지만 너무 했다. 거실앞에 있는 개라지가 꽉 막혀 잇어서 거실엔 아무런 빛이 들어 오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백도어처럼현관에도 블라인드를 넣던가, 현관문과 개러지 사이에도 제법 넓은 벽이 있는데, 왜 창문을 설치하지 않앗을까? 그게 궁금하여, 며칠 전에는 현과뭔을 고치러 온목수더러 물어 보앗다. 글쎄요.., 나는 이 집을 지은 사람이 아니고 마감목수랍니다. 지난 8월에 이 집을 완성한 모양인데,....아마도, 창문 하나라도 더 내면 비용이 더 나가서일까요? 설마, 그럴까 싶으면서도, 며늘이 추측했던대로 그렇게도 물어 보았지만, 그는 어깨를 한 번 추석거리면서 이런 말만 한다.암튼, 집마다 문들이나 창틀이나, 찌그러지고 비틀어진 곳도 너무 많아요. . 그러니까, 목수님은 지금 더 프로페셔날한 목수님이시군요. 만드는 일보다 수정하는 일이 더 어렵잖아요/..바로 그래요...그리고, 부동산 사무실에서 지난 금요일에야 내게 연락해 왔어요...그는 벌써 오래 전에 수리를 부탁햇는데 왜 이제야 왔느냐는 말을 꺼내지도 않앗는데 변명까지덧붙인다. 많이 힘들긴 햇나 보다...
무슨 자이언트 같은 키에 우장같은 털코트를 입고내 신발의 두 배는 더 디되어 보이는 눈신발을 신고 온 그가 얼핏 보면 좀 겁이 나기도 한다. 며늘에게 현관수리 이야기를 듣지 않앗으면 나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앗을 것 같다 사실은 저번에도 한 번 왔었는데, 외할머니가 무서워서 다음에 오라고 말했다지 않는가...백도어도 좀 고쳐 주시겟어요? 잘 안잠겨요...그는 기꺼이, 그 신발을 신은 채로 거실을 지나 내 방을 지나 백도어 쪽으로 가더니 앞문만큼이나 시간을 들여 수리를 해준다. 이제 바람 하나 안들어 오는 완벽한 문이로군요...
그러니까 ,그 목수는 내가 이 집에 온 후로 이 집에 온 몇 안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일부러 백도어로라도 내다 보지 않으면 차소리 한 번 들을 수가 없는는 고요와 정적의 설경 속에 내가 이다. 태오와 준오와 며늘의 예쁜 목소리들과 어린이 프로그램과 cnn뉴스까지 없으면 나는 이 집을 감옥처럼 생각하게 될까. 그래서, 나는 저 목수를 만나 그렇게 많은 말을 하며 그 동안 의 침묵을 보상하려 했던 것일까...그런 점이 없지 않을 것이다. 아마, 앞으로도 사람만 만나며 또 무슨 이야기라도 하고 싶어 못견딜 지도 모른다...많은 노인들과 외로운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정말, 이 곳은 양평집보다도 더 이웃과 단절된 느낌이다...
그러나, 나는...산 이랄 것도 하나 없는 이 널펀한 동네에에서. 될수록 식구들 얼굴만 보다시피 하고 지낼 것이다. ... 길어야 석 달,어쩌면, 그건 너무무 짧을 것이다. 하루 하루를 지금까지 생각뿐이지, 내가 실천해 오지 못한 삶에 집중해 보는 삶을 위해서는... 눈만 뜨면 앞문을 열고 나가 만나 온 번다한 을 일단 다 접고 조용히, 말그대로 백도어만 내다 보면서 오로지 겸허하고 사랑스럽고 건강한 삶에 대해서만 많이 생각하며 지내 볼 요량이다. . 언젠가, 이 평원에서 살던 인디언들이 가졌을 것 같은 평화스러운 마음으로...돌아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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