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가을 이 때쯤엔

해선녀 2009. 10. 24. 08:08

 

 

 

 

가을 이 때쯤엔

바람따라 낙엽따라

소풍하듯 살고 싶다.

 

 

고샅을 벗어나

동구밖 들판으로 나가 

옷벗는 나무 가지 끝에 살랑

참새가  되어 앉고 싶다.  

 

 

바람 한 줄기 불면

언젠가 먹이를 놓고 다투던

그 친구도 생각하고

 

 

가지 한 번 흔들리면

부리를 비비며 조잘거리던

그 친구도 생각하고..

 

 

 

 

 

고샅을  나설 때만 해도

어느 것이 진짜로

우리가 만나는 것인지 몰라

너의 체온만 붙들고 싶었지.

 

 

가지를 박차고 올라

너는 이 쪽 나는 저 쪽으로

날갯짓  하며 날아 다녀도

 

 

투명한 공기 속으로

옆구리  체온들이  저르르

다 전해져 오는 것을..

 

 

하늘이 너무 높으면

나즈막하게만  날자.

그저 참새 한 마리로

이 세상을 살아도 그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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