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 때쯤엔
바람따라 낙엽따라
소풍하듯 살고 싶다.
고샅을 벗어나
동구밖 들판으로 나가
옷벗는 나무 가지 끝에 살랑
참새가 되어 앉고 싶다.
바람 한 줄기 불면
언젠가 먹이를 놓고 다투던
그 친구도 생각하고
가지 한 번 흔들리면
부리를 비비며 조잘거리던
그 친구도 생각하고..
고샅을 나설 때만 해도
어느 것이 진짜로
우리가 만나는 것인지 몰라
너의 체온만 붙들고 싶었지.
가지를 박차고 올라
너는 이 쪽 나는 저 쪽으로
날갯짓 하며 날아 다녀도
투명한 공기 속으로
옆구리 체온들이 저르르
다 전해져 오는 것을..
하늘이 너무 높으면
나즈막하게만 날자.
그저 참새 한 마리로
이 세상을 살아도 그게 어디냐.
'노을 비낀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과 수다 사이 (0) | 2010.01.16 |
---|---|
그 양평에... (0) | 2009.11.20 |
미련 (0) | 2009.10.06 |
그 때 그 시절 2 (0) | 2009.09.21 |
그 때 그 시절 1 (0) | 2009.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