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이 좋은 계절
시월하고도 상달에
친구가 암에 걸렸다고 한다.
이마 위에 찰랑거리던
우리들의 존재가
가슴 저 밑으로 낮아져
늪이 된다.
시월 햇덧에
아롱지는 빛살무늬로
늪 위로 떠 오른
빠알간 고추 잠자리 한 마리
神의 목젖 같은
호프 잔 가생이에 올라앉아 파득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