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으로 가자.
마음이 쓸쓸할 땐 강으로 가자.
유년의 강가
모래밭에 스며 오던 물살애
옷 젖는 줄도 몰르고 앉아 놀다가
풍덩, 물속으로 뛰어 들면
어머니 자궁 속처럼 편안했지.
휘적휘적 팔다리를 젓다가
스르르 몸을 뒤집으면
눈이 시리게 깊고 푸른 하늘
구름들도 그 물 속을 헤엄쳐 다녔다.
눈을 감으면
나는 둥둥 그 하늘로 떠내려 갔다.
내 세포 사이를 흐르는 핏줄이
하늘로 잇대어지고
강물은 나를 투과하고
거기에 나는 없었다.
하늘과 강물과 나는 하나가 되었다.
너와 나도 그 속에서 하나가 되었다.
강으로 가자.
눈이 시리도록 하늘이 푸른 이런 날엔
강가에서 해살대며 놀다가
집으로 돌아 가는 아이처럼 그렇게,
유년의 강으로 돌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