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를 타다가 어느 새 스르르...
삶의 한가운데, 유월,
회전목마같은 비행기를 타고
지구를 돌아 네가 오고 있다.
네 목마의 허리가 편안하여
한숨 깜박 자고 나면 딴 세상
차라리 그렇게 잠들어 있기를.
잠이 깨고 나면
자지러지는 웃음 웃으며,
또 다른 삶의 한가운데,
이 기쁜 세상 속으로
쫑긋, 목마의 두 귀를 꼭 붙들고
오동통한 발을 쭈욱 내밀며 깊숙히,
더 깊숙히 미끌어져 돌어 오려므나.
이제는 더 이상, 애틋하게
건너다만 보이는 풍경이 아니게.
너와 우리가 만나는 순간,
신이 보시기에도
탄성을 지르는 우리가
얼마나 귀여울까.
신이시여, 감사하나이다.
'노을 비낀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 의자 04 / 약속 없는 약속 (0) | 2004.06.23 |
---|---|
밤의 인상 1 (0) | 2004.06.15 |
동대구역 새 역사 대합실에서 (0) | 2004.06.09 |
찜질방에서 (0) | 2004.06.06 |
낮잠 (0) | 2004.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