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태오를 기다리며

해선녀 2004. 6. 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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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를 타다가 어느 새 스르르...

 

 

 

 

 

 

삶의 한가운데, 유월,

회전목마같은 비행기를 타고

지구를 돌아 네가 오고 있다.

네 목마의 허리가 편안하여

한숨 깜박 자고 나면 딴 세상

차라리 그렇게 잠들어 있기를.

 

잠이 깨고 나면

자지러지는 웃음 웃으며,

또 다른 삶의 한가운데,

이 기쁜 세상 속으로

쫑긋, 목마의 두 귀를 꼭 붙들고

오동통한 발을 쭈욱 내밀며 깊숙히,

더 깊숙히  미끌어져 돌어 오려므나.

 

이제는 더 이상, 애틋하게

건너다만 보이는 풍경이 아니게.

너와 우리가 만나는 순간,

신이 보시기에도

탄성을 지르는 우리가

얼마나 귀여울까.

신이시여, 감사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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