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저 모닥불도 아니고
저 유리창에 너울거리는
모닥불 그림자였을 뿐이라고
그대 말해도.
나 이제 서럽지 않아.
꺼져 가는 저 모닥불 속을 타오르다가
밝은 몸짓 하나씩으로 만난
티끌들이었다고 해도.
그저 고마울 뿐이지.
하얀 재로 날아가면서도
좋은 인연 함께 나누던 술잔에
'위대한 헛것'이라는 말이나 써 넣고
우리 축배를 들까?
음, 혀 밑에 싸르르 도는 이 향기
다 헛것이라 해도,
우리 사랑 여기 있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위대한 헛것들이 아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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