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계절,
오월의 숲에서도
빈 자리 하나 차지 못하겠는
그런 영혼이거들랑, 그대,
그대의 어두운 갈비뼈 밑
황사바람 불어 들어
서걱거리게 하던 그 곳
그 곳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라.
숨죽이고 억억 울며
비탈 아래로 떨어져 내려
낭자히 고였다가 굳어져 가던 곳,
붉은새 한 마리도 왔다가
제 서러움에 겨워
눈물 보태던 그 숲그늘
그 곳에 그대 영혼
하얀 풀씨 하나로 내려앉아
민들레 한 송이로 피어나 보라.
아무도 오지 않아도
그대 영흔으로 그 그늘
노오란 등불 하나 켠 듯
비로소 밝아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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