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꼭대기에
뚜껑이 덮혀오고 있었을 때,
그 때, 그 부당함을,
어디에든 호소했어야 했다.
나는 너무 고루했다.
그까짓 것, 내가 이렇게 정직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멀쩡하게,
그게 무슨 대수랴.
빛이 사라지고
시궁창이 되어 가도
구물구물, 나는 흘러만 갔다.
그런데, 이젠, 아,
끝이 보이지 않네.
어둠뿐이네.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었더라?
바깥세상의 지도 같은 건
잊은 지도 오래
사람들의 발자국소리마저
들리지 앟는다.
그러나, 어쩌랴.
그래도 언젠가는
저 바다에 가 닿아
반짝이는 물결로 누우리라.
신음소리를 내며
느리게, 더디게,
다만, 흘러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