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가지고
철부지 어른들이
저 혼자서 숨박꼭질을 한다.
엉덩이 다 내어 놓고
'나 숨었다'하는 어린아이들처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안보인다 하는 사람들처럼
시를 가지고
바보같은 어른들이
저 혼자서 수수께끼를 푼다.
대문 뒤에 숨었다가
뒷방 구석에서도 찾고
잠이 들면 금새
꿈속에서 천재가 되기도 한다.
보석같은 해답을 찾았다고
방방 뛸 땐 언제고
못찾겠다 꾀꼬리,
울먹이는 건 또 무어냐고?
詩에 모든 해답이
들어 있다고 누가 말했나.
다만, 더 이상 숨을 일도 없고
찾을 일도 없을 때,
그 때는 이 막막한 세상
무슨 재미로 살겠느냐는 거지
그저, 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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