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나섰지.
둥둥 북을 치며, 깃발을 흔들며.
날개도 없이, 꿈도 아닌데,
우리 모두 어느 새 하늘로 떠 올랐어.
열에 들떠,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아아, 그러나, 하늘 요소요소에,
신께서 마련해 놓은
빈 공기 주머니들이 있을 줄이야.
툭, 툭, 툭, 숲 여기 저기서
겨울나무 가지를 부러뜨리며 떨어지는 소리
하얀 눈 쌓인 숲에 피가 가득 번진다.
엉뎅이가 깨어진 사람들의 행렬이
구물구물, 산을 내려 가네.
신이시여, 제발, 꽁꽁 얼어 붙기
전에
우리 모두 마을에 도착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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