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외로움을 파는 가게

해선녀 2004. 2. 19. 09:18
 
 
그녀는 외로움을 파는 
가게의 주인이었습니다.

그녀가 ‘외롭다’고 말만 하면

 

외로움이 별처럼 쏟아졌습니다.

 

 

 

그녀가 파는 외로움은,

 

순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한 모금만 그 외로움을 마시면

 

외로움에 사무쳐 목이 메었지요.

 

 

 

그녀의 외로움을 사 간 사람은

 

외로움이라는 병에 걸리고 말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도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가게에 와서 북적거립니다.

 

 

 

이제 외로움은 동이 났어요.

 

행복을 사 가세요.

 

 

 

그녀가 아무리 외쳐도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상표 밑에

 

외로움 한 조각 들어 있지 않을까,

 

자꾸만 뒤적거립니다.

 

 

 

외로뭉병은 원래

 

그들의 고질병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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