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꿈-불안

해선녀 2004. 2. 1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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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이런  꿈을 꾼다.아침조회가 시작되었는데 뭘 하느라고 꾸물대다가운동장에 나가지 못하고복도에서 어슬렁거리다가주번 선생님한테 들킬 것 같은데 숨을 곳도 찾지 못하겠고,돌아갈 교실이 어디였던지도,생각나지 않아 헤매는 꿈. 운동장에서는 왕왕 마이크 소리 들려오고 학생들이 열지어 들어 오는데 나는 어느 줄을 따라갈 것인지도 몰라 우왕좌왕, 어느 교실엔가 들어오니 시험시간이 다 끝나 가네.문제를 다 풀기는 커녕,정답을 다 옮게 적지도 못하고 내어버린다.그리고, 집에서...나는 꼭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커다란 감나무 그늘을 응시하며 삐걱거리는 나무 발판 위를 겨우 겨우 밟고 서서 발 디딜 곳을 찾고 잇다. 금시라도 변이 내 발에 묻을 것 같고 저 아래  쌓여 잇는오물들은 가히 어쩌지 못할 엄청난 공포로 나를 응시한다...나이 오십을 넘어 윳십이 다 되도록 나는 왜 아직도 이런 꿈을 꾸는 것일까?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등장인물은 지금 사람이더라도 그 배경은 거의 언제나 저 유소년 시절의 내 고향집 언저리이다...나는 아무래도 철들지 못할 모양이다.살아도 살아도 늘 저 어린시절의 뜰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벙거리다가갈 모양이다.

 

 

 

0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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