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자주 고개를 갸웃거리는지 알아?
사람들은 그래서 새대가리라고들 하지만
우리가 나뭇가지를 차고 오를 때
나무들도 잠시 현기증을 느끼며 그걸 알아차리지.
우린 흔적없이 자유롭게 비행할 뿐이야.
그건 하늘을 채우는 것도 비우는 것도 아니야.
채우기 위해 비운 것도 비우기 위해 채운 것도 아니야.
채운 만큼 비우고 비운 만큼 채운다는 말은 더욱 모르겠어.
존재에 이유와 목적과 해설을 붙이는 건 모두
현학하는 사람들의 말장난일 뿐이지
우린 그저 목숨만큼 거기 그렇게 있을 뿐이야.
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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