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가을 오후

해선녀 2005. 11. 4. 05:48

 

 

나뭇잎들이 사르르 사르르 솨아 솨아

밋소리를 내며 바람에게 하소연을 한다.

다 안다며, 나도 옛날엔 나뭇잎이었다며

바람은 쓰다듬고 다독거린다.

겨드랑이를 타고 내려가 

나무의 더 깊은 곳 심장 소리도 다 듣는다.

세상 살기 힘들지?

그래도 그런 세상에

뿌리박고 있을  때가 좋은 거잖아.

바람은 가벼운 신음소리를 내며 멀어져 가고.

나뭇잎들은 반짝거리며 떨어져 가고

햇살은 지긋이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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