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랄같은
삶의 구덕에서
달 한 번 쳐다보지 못하는데.
詩는 무슨 얼어죽을,
코웃음들 치겠지만.
일 끝내는 저녁 건축 현장에서
구멍 숭숭 뚫린 드럼퉁에
폐자재로 불 피워놓고
눈썹 하얗게 빛내며
둘러 선 그대들은
그대로 詩입니다.
얼근한 마음 서로 건네 줄
소주 한 잔이면 그대로
월하 시인들이지요.
야, 너는 또 아들 낳았냐,
요즘 세상엔 딸이 더 좋아.
에이, 이놈아,
기술이 없어서 그래.
왁자하니 웃는
그대들의 생목소리가
지나가는 나를 눈물나게 찡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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