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저녁이면
풀꽃들 향기에 취하면서도
비에 젖어 펄럭이지 못하는
깃발이 되곤 한다..
아무 것도 그리워하지도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저 혼자 행복하여
비가 와도 그 향기 더욱 진해지는
들꽃들처럼 살자 해 놓고
여름을 버리고 떠나간 사람들 뒤에
강기슭에 홀로 남겨진 수건 한 장처럼
얕고 어지러운 물살에 흔들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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