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에 앉아 있었네.
새 한 마리 그 옆 의자에 와서
무어라고 조잘대다 가고
쓸쓸한 노인 한 분이 또 그 옆 의자에 와서
무어라고 중얼거리다 가고
나는 말없이 그의 옆얼굴만 훔쳐 보았네.
해는 설핏 기울어 가는데
왜 아직 아무도 안오는 거지?
나도 혼자 웅얼거려 보네.
하나, 둘, 셋, 넷, 빈 의자들 위로 까르르
수다같은 낙엽들이 무수히 떨어져 내리고
실어증 걸린 가을은 저 혼자서 깊어만 가네.
03/10/14
순례자님의 숲속 빈 의자 사진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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