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외줄타기2 / 광명과 실명 사이

해선녀 2004. 1. 27. 07:29





지하철 통로에 가득 찬 오는 사람들의 줄과 가는 사람들의 줄 사이에서 좁은 시야로 외줄타기를 한다.밝은 지상으로 나가는 줄도 아니고 어두운 굴 속으로 들어오는 줄도 아닌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비틀거린다. 외줄 위를 떠도는 섬이 되었다.섬 안에 홀로 핀 풀꽃이 되었다. 멀미가 난다. 뱅뱅 맴을 돌다 하늘로 뜬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흐린 토요일 오후에 풀꽃 씨앗 하나 내려 놓을 곳이 없다.

 

 

0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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