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줄 알았더라면,
개발새발 손끝마다
피터지면서도 손을 내뻗는
개발 선인장처럼 살 걸 그랬나.
암이라니. 이 아름다운 계절에,
암 3기에 들었더라니, 친구야,
뱉아도 뱉아도 다 뱉아내지 못해
검은 옹이를 품고만 살았더란 말이냐.
지금이라도,어지러운 잔가지들을
뭉텅뭋텅 다 쳐내어 버리면
남은 한 가지 끝에, 역시, 너는 너,
붉디 붉은 홍매화 한 송이로
다시 피어날 수 없겠니, 친구야,
애타는 마음 어쩌지 못해
죄없는 봄날만 원망스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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