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많은 이는
지난 날들만 추억하지 않는다.
세월의 뒤꿈치를 따라 가며
이삭을 줍기보다
세월의 앞장을 서기도 좋아 한다.
이리로 오세요, 여기 좀 봐요,
눈을 빛내며
뛰어 가는 아이들처럼.
봄이 오기도 전에
오버 코트를 벗어 던지고는
감기를 앓기도 하고
.가을이 오기도 전에
바바리 코트 깃을 올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몸살이 난다.
느린 걸음으로
따라 나서 보면 그는
지친 얼굴로 되돌아 오고 있다.
아니, 벌써,
우주를 몇 바퀴 돌아 와서
눈을 빛내며 지금, 여기, 당신을
누구보다 더 깊이 사랑하고 있기도 한다.
자고 새면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못배길 것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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