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여름은
말없이 따라 오며
샐쭉 웃어 주는 쪽달 대신
도닥도닥 우산 위에서 노래하는
빗소리를 낸다.
폭염 사이로
시나브로 오가는 비 사이로
어느새, 팔월도 중턱을 넘었네.
안단테 안단테,
나는 다만 프로미나데
꽃진 줄장미도
빈 넝쿨만 담장 위에 늘어지고
지친 개도 짖다 말다
세월아, 네월아 한다.
해쓱해진 얼굴로
마알간히 내다 보는 창문 하나
눈만 멀뚱한 가로들 하나 지나,
모퉁이 돌계단 여나믄 개
겅중겅중 건너 뛰며
젊은이 하나가 앞질러 간다.
'노을 비낀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거지를 하며 (0) | 2007.08.25 |
---|---|
그리움이 많은 이는 (0) | 2007.08.22 |
비 오는 저녁의 연가 (0) | 2007.08.10 |
노년 (0) | 2007.08.07 |
여름날에 2 (0) | 2007.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