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인 하늘 창가에 앉으면
창문마다 빠알간 제라늄이 피던 플로리다
그 차이니스 레스토랑이 그리워진다.
빠알간 웨이트리스유니폼을 입은 채
밤마다 부르튼 입술로 귀가하던
그 고달프던 기억도 고운 추억이 된다.
지친 다리를 끌면서
햇살 가득한 캠퍼스를 걸으면
종려나무 아래로 내 젊음도 너울거리고
수업시간은 얼음 같은 깨달음의 연속
잠든 식구들 몰래 내려와
아침을 준비해 놓고
식탁 한 켠에서 책을 펴 들면
창가에 붉은 새 한 마리가 와서 울었지.
이제 추억은
시나브로 꺼내 보는 행복 파일
어떤 고달픔도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 될 거라는 말 그 땐 믿지 않았는데
.
나이가 든다는 건, 철이 든다는 것,
이루어 놓은 것 아무 것도 없어도
추억만으로도 부자가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