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의 텐트 속에서 새벽잠이 깨면
나뭇잎 소삭거리는 사이 사이
저녁내 울던 소쩍새가 아직도 울고 있다.
저렇게 울고도 목이 남아날까?
유년의 기억 속 그 능소화 핀 집
술 팔던 여인이 생각난다.
하교길 아이들 어깨 너머로 본
기찻길 옆에 놓여진 목관 속에
장작개비처럼 마른 몸이 뉘어지던 그녀.
분홍색 블라우스에 빠알간 그 입술
그녀의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을까?
새소리는 샘 언저리를 맴돌면서
마지막 말을 맺지 못하고
어느 새 아련한 자장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