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11월 저녁에

해선녀 2006. 11. 16. 16:39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것이

싸아한 공기가 뺨에 와 닿는 11월의 저녁엔

논둑길은 버리고 들판 한가운데로 

 터벅터벅 걸어서 가 보고 싶다.

 

 

팽팽하게 튕겨 놓고 밀고 당기며

폴짝거리던 고무줄놀이을 그만 두고

집으로 돌아가던 유년의 그 때처럼

내 안의 작은 경계와 잣대 나부랭이들을

회색의 대지 위에 모두 내려 놓고 싶다.

 

 

고속열차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건널목을 지나 간 후,

종종거리며 쫓아 온 겨울의 손을 잡고

빈 달구지를 끌고 가는 소를 따라 

느릿느릿 철길 건너 마을로 돌아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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