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우리 사이에

해선녀 2006. 5. 19. 11:37

 

내가 이 말 하면 너는 저 말 하고

네가 엑셀을 밟으면

나는 브레이크를 잡았다.

우리는 늘 그랬다.

그러나, 언젠가 우리는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네가 이 길로 와서 나도 이 길로 왔다고.

원망도 아니고 비난도 아니다.

구비마다, 누가 무슨 역을 했던가 알 수도 없다. 

좀더 물길 가운데로 깊이 들어가 보면

둘러치나 메치나 네 말이 내 말이고.

우리는 두 마리 수달처럼 

자맥질하며 애틋하게 바라 보며 

물길을 찾아 여기까지 헤엄쳐 온 것이다.

우리 사이에, 말은 필요없다.

그러나, 그게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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