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잔인한 사월에관념과 반관념이 한데 묶인시집 한 권 읽는다.
단두대보다 높고 날카롭게
강물이 반짝이며 흘러가고
모가지가 떨어진 꽃 한 송이
그 강물에 떨어지네.
어느 지구의 모퉁이에서
처형식 하던 날,
노틀담의 곱추는
슬픈 종을 울리고
광장 옆 철책 위로목련이 졌었지.
단두대 위에서 흔들리던
그 날의 눈빛일까
이승인가 저승인가,
어지러운 소 한 마리
징검다리 위를 걸어가네.
비틀거리며 강물을 건너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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