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잔인한 사월에

해선녀 2004. 4. 1. 11:46

 

 

 

 

 

잔인한 사월에
관념과 반관념이 한데 묶인
시집 한 권 읽는다.

  

단두대보다 높고 날카롭게

강물이 반짝이며 흘러가고
 

모가지가 떨어진 꽃 한 송이

그 강물에 떨어지네.

 

어느 지구의 모퉁이에서 

처형식 하던 날,
 

노틀담의 곱추는 

슬픈 종을 울리고

광장 옆 철책 위로
목련이 졌었지.

  

단두대 위에서 흔들리던

그 날의 눈빛일까 

 

이승인가 저승인가,

어지러운 소 한 마리

징검다리 위를 걸어가네.

비틀거리며 강물을 건너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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