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混浴

해선녀 2004. 3. 24. 11:06

 

 

 

 

어제 밤엔,

내가 목련꽃의 사랑이
저녁어둠에 겨드랑이를 떠받혀
승천하고 있었다고 쓰고 있을 때,

어떤 이는 백옥같은 여인의 알몸이
돋아나온 검은 날개로

귀천한다고 쓰고 있었다.


내가 조금 늦게 도착했으니,
내가 그를 慕思한 것인가?

 

우리는 밤마다

영혼의 혼욕장을 유영하는

남도 여도 없는 DNA 알갱이들
저 김환기의 그림처럼

숫자와 기호로 분해되어 가면서도
詩라는 음모들을 일렁이며

혼욕을 즐길 인간들.

 

아직 이 땅에 살아 있으니,

땅으로의 歸還은 아무래도
나이든 내가 먼저라야지?

아침 커피가 다 식어버렸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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