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밥의 폭풍에
키큰 전봇대 하나 쓰러져 누웠네.
어지러운 발걸음 소리
신경 돋힌 경적 소리
그 등을 넘어가는데
밤새도록 쫓겨다니던
나뭇잎들이 그 발치에 모여 눈물짓네.
미련할 손, 그대여,
상처 투성이 몸뚱이로도
수 십년을 잘도 버티더니
불꺼진 등갓으로도 별빛을 모아
님 가시는 길 끝까지 밝혀 줄 거라더니
폭풍은 미풍이 되어
그대 빰을 간지럽히는데,
이 큰 키를 있는대로 뻗고.
왜 말없이 누웠는가.
간밥의 폭풍에
키큰 전봇대 하나 쓰러져 누웠네.
어지러운 발걸음 소리
신경 돋힌 경적 소리
그 등을 넘어가는데
밤새도록 쫓겨다니던
나뭇잎들이 그 발치에 모여 눈물짓네.
미련할 손, 그대여,
상처 투성이 몸뚱이로도
수 십년을 잘도 버티더니
불꺼진 등갓으로도 별빛을 모아
님 가시는 길 끝까지 밝혀 줄 거라더니
폭풍은 미풍이 되어
그대 빰을 간지럽히는데,
이 큰 키를 있는대로 뻗고.
왜 말없이 누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