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지붕 위에서 하릴없이 신호등 켜지는 숫자만 세며 살던 회색 비들기 한 마리가
기차를 따라 어느 날 도시로 떠났다가. 빌딩 숲에서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고 해요.
우린그 별을 알아 보지 못했는데...그 비둘기를 내려다 보며 지켜 주던 은하수 별떨기들이
우루루 간이역 지붕 위로 쏟아져 내려 왔어요. .행여나 별이 된 그 비들기가 여기로
돌아 올까 해서요. .
종종거리며 이삭을 줍던 그 비들기를 늘 엄마처럼 지긋이 바라 보던 낟가리들도
우두커니 서서 하마나하고 기다렸어요. 간이역 신호등이 천 번, 천 한 번
켜졌다가는 꺼지고 꺼졌다가는 다시 켜져도 그 비들기는 어디에도 돌아오지 않았어요.
산다는 건 다 이렇게 쓸쓸한 거야. 낟가리들이 발을 오무리며 그렇게 말해 주었어요.
새벽 공기에 몸을 떨며 기다림에 지쳐 간이역 지붕 위에서 온 들판 위에까지,
뽀오얀 서리가 되어 내려 앉은 별떨기들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