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그리움이라는 놈이

해선녀 2004. 2. 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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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여려빠진

 심성과 머리로는

도저히 감당이 불감당인

지랄같은 계절 속에 코쳐박고

엎드린 지가 언젠데
 

묘한 것은 그래도
광염 소나타를 듣듯하며

 깨끗이 다 비워 버린 줄 알았던
그리움이라는 놈이 새록새록 

술잔처럼 차 오더라는 것이다.


내 정수리 위에서부터도 니고

내 배꼽 저 밑에서도 아니고

어디선가 저 혼자
솟고 있었던 샘물 같이.


또 더 묘한 것은
그것이 그렇게 반갑더라는 것이다.

아직은 내게도

그 혹독한 겨울에 대한 그리움조차
남아 잇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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