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렇게 존재할 뿐이네.
보석 쏟아지는 것 같은 웃음소리도 내며
쩡쩡 울리며 깨어지는 얼음 같은 비명 소리도 내며
파아란 하늘, 희뿌연 하늘, 노오란 하늘도 보며.
강아지 털 밑으로
피가 흘렀던 걸 왜 나는 몰랐을까?
불쌍한 것, 털을 깍아 준다는 것이,
너의 살을 베었구나.
내가 본 너와 네가 본 내가
직쏘 퍼즐처럼 맞추어질 꿈은 꾸지도 말자..
맞추어진들, 그대로 간수할 재간이 없다.
우후죽순 솟은 아파트들 위로
솟아오른 또 다른 너.
내 머리 꼭대기 위로 너는 내가 보이니?
오늘은 비. 희뿌연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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