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오늘은 비

해선녀 2005. 9. 30. 18:22

 

 

 

그냥 이렇게 존재할 뿐이네.

보석 쏟아지는 것 같은 웃음소리도 내며

쩡쩡 울리며 깨어지는 얼음 같은 비명 소리도 내며

파아란 하늘, 희뿌연 하늘, 노오란 하늘도 보며.

 

강아지 털 밑으로

피가 흘렀던 걸 왜 나는 몰랐을까?

불쌍한 것, 털을 깍아 준다는 것이,

너의 살을 베었구나.

 

내가 본 너와 네가 본 내가

직쏘 퍼즐처럼 맞추어질 꿈은 꾸지도 말자..

맞추어진들, 그대로 간수할 재간이 없다.

 

우후죽순 솟은 아파트들 위로

솟아오른 또 다른 너.

내 머리 꼭대기 위로 너는 내가 보이니?

오늘은 비. 희뿌연 하늘,

 

 

 

'노을 비낀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지 위에서  (0) 2005.10.24
시월은  (0) 2005.10.02
비판적인 사랑에 대하여  (0) 2005.09.25
나무처럼 살고 싶다  (0) 2005.09.12
가을 저녁 놀이터에서  (0) 200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