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고 싶은데
깊은 바닷속이다.
소리를 질러 보려고 해도
바닷물이 안 열린다.
물이 너무 많은 탓일까?
목만 곽 잠긴 게 아니라
아랫도리도 바위 사이에 끼어
헤엄쳐 갈 수가 없다.
살랑이며 지나가는 물고기 하나
멀리서 희미하게 일렁이는 불빛 하나.
머리 위를 지나가는 배 하나
모두 더 이상 내 시가 아니다.
나는 무겁게 흔들리는 수초가 된다.
'노을 비낀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거 지금 머 하노? / 5월 3일 가족까페에서 (0) | 2005.05.12 |
---|---|
내 마음 초롱할 때 (0) | 2005.05.09 |
감꽃 목거리 (0) | 2005.05.03 |
오월 (0) | 2005.05.02 |
닭다리와 닭가슴 사이 (0) | 2005.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