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몸살

해선녀 2005. 5. 7. 09:28

 

 

시를 쓰고 싶은데

깊은 바닷속이다.

소리를 질러 보려고 해도

바닷물이 안 열린다.

물이 너무 많은 탓일까?

목만 곽 잠긴 게 아니라

아랫도리도 바위 사이에 끼어

헤엄쳐 갈 수가 없다.

살랑이며 지나가는 물고기 하나

멀리서 희미하게 일렁이는 불빛 하나.

머리 위를 지나가는  배 하나

모두 더 이상 내 시가 아니다.

나는 무겁게 흔들리는 수초가 된다.

 

 


 

Paramithi Hahasmemo<사랑의 전설>ㅡ Anna Vissi

'노을 비낀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거 지금 머 하노? / 5월 3일 가족까페에서  (0) 2005.05.12
내 마음 초롱할 때  (0) 2005.05.09
감꽃 목거리  (0) 2005.05.03
오월  (0) 2005.05.02
닭다리와 닭가슴 사이  (0) 200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