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바다 족으로 향하고 눕는다.
잠이 들면 내 존재의 한계 속에 갇히지 않고
밖으로 밖으로 내달려 갈 수 있을까?..
그러나, 잠이 들기도 전에
내 몸은 나침판처럼 천천히 회전해서
더 이상 밀물을 거스르지도 않고
썰물에 빨려 들어 가지도 않는
그 경계선에 나란히 멈춰 선다.
연록의 새순을 손톱 끝에 매달고
늘푸른 그 소매를 일렁이는 소나무 숲이 된다.
더 이상 가는 봄을 붙들지도 않고
오는 여름을 향해 내닫지도 않는
그러나 생명의 환희를 잔뜩 머금은 오월
그 오월의 바닷가 소나무 숲 위로.
햇빛이 평화로이 쏟아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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