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진짜 사랑

해선녀 2017. 7. 13. 15:21




반짝반짝

작은별 같은 사랑이 지나가고

어둡고 가난한 의심이 지나가고

수많은 좌절의 밤들을 지내고 나면

가슴 저 밑에서부터

여름날 오후에 녹은 치즈크림같은

몽롱하지만 달콤한 또 다른 사랑이 고여 오지




문장도 단어도,

느낌표나 물음포조차도 한데 녹아서

어디서 어디까지가 너였는지, 나였는지

출처도 목적지도 잊었고,묻는 일도 없고

임팩트도 없이, 판타지도 없이,

오로지, 연민하며 지긋이 바라만 보는 사랑.




기억 속의 망각,

망각 속의 기억으로 가물가물

미운 짓 할 때나, 고운 짓 할 때나,

너에게서 내가 보이고, 나에게서 네가 보일 때,

그 때부터가 진짜 사랑이지.

 치매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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