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라는 게 별거냐.
저 좋아서 가는 길
가고 싶지 않았다가도 가 보는 길
누가 말려도 가 보는 길..
가다가 깊섶에 핀
민들레 홀씨도 불어 보고
돌맹이도 만나면 발로 차 보고
막대기도 만나면 주워 들고 놀다가
괜시리 호박도 찔러 보고 가는 길
예쁜 아가씨 만나면, 손도 잡아 보고
아가시가 마다 하면 말 한 마디 더 못하고
뒷모습만 바라 보며 걸어가도 행복한 길
그러니, 오, 제발,
국민을 위해 빛나는 세상을 위해
한 목숨 다 바치겠다고 떠드는 자여,
道라고 말하는 순간
그건 이미 道가 아니라고
소리높여 외치며 道를 말하는 자여,
그냥, 우리 앞에 놓여지는 길을
말없이 걸어나 가자.
까치발로 살금살금 걸어도 좋고
여덟 팔자로 유유히 가도 좋고
그저 어느 날, 다 헤어진 신발
먼지 툴툴 털어신고 마지막 길 나서는 날
아, 이게 언제부터였던가,
내 발에 제일 잘 맞는 신이었다고
말할 수나 있게 되면 다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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