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너와 나 사이

해선녀 2012. 6. 24. 13:12

 

 

 

내 귀안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외쳐댄  사람이 잇다더니,

우리 안에  절대로 열리지 않는 문이 있다.

마음을 다 열고 마음을 다 비웠다고 하면서도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쳐도,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해도 절대로 더 이상 열리지 않는 문

우리 안 어디에 그것이 있는지 그  자신이 더 모르는  그런 문...

 

 어쩌다,  그   문을  조심스레 두드려도 보지만,

난 그건 아니야, 자벌레처럼  뒤뚱거리며 물러나 앉는 우리,

금새 보호색으로 바뀐 그 문앞을 서성이며

연민만 더 깊어져 가는 우리.  .

 

그래도 얼마나 고마운가?   , 너와 나 사이,

 이렇게 통하지 않으면서도, 통하는 

장지문 같은 문이라도 하나두고 귀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 

 

죽어야 고치는 병이라는  말도 있지만, 

神도 아닌 우리들이 

문 저 편에서 들려 오는숨소리라도 들으며

드르륵, 죽음이 그 문을 열어 제끼는 그 날까지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 이승을 함께 살아 가고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