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안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외쳐댄 사람이 잇다더니,
우리 안에 절대로 열리지 않는 문이 있다.
마음을 다 열고 마음을 다 비웠다고 하면서도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쳐도,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해도 절대로 더 이상 열리지 않는 문
우리 안 어디에 그것이 있는지 그 자신이 더 모르는 그런 문...
어쩌다, 그 문을 조심스레 두드려도 보지만,
난 그건 아니야, 자벌레처럼 뒤뚱거리며 물러나 앉는 우리,
금새 보호색으로 바뀐 그 문앞을 서성이며
연민만 더 깊어져 가는 우리. .
그래도 얼마나 고마운가? , 너와 나 사이,
이렇게 통하지 않으면서도, 통하는
장지문 같은 문이라도 하나두고 귀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
죽어야 고치는 병이라는 말도 있지만,
神도 아닌 우리들이
문 저 편에서 들려 오는숨소리라도 들으며
드르륵, 죽음이 그 문을 열어 제끼는 그 날까지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 이승을 함께 살아 가고 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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