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물로 둘러친 '동물원'을 Play Pan이라고 해요. ㅎㅎ
난 막내를 베이비 크립에서 그 팬으로 옮겨서 놀게 한 후인 11개월 되엇을 때, 데리고 들어 왓지요. 베이비 크립은 아기가 뒤집기 시작하면 거기서 자게만 해야지, 깨어 잇는 시간에는 위험하거든요...ㅎ
그 후 서너 살 되엇을 때, 어느 교수가 우리집에 와서 한 일주일 머물럿는데, 그 때 말하더군요. He's spoiled, 애를 버려 놓앗다고...자꾸만 칭얼대고 울고 난 저 여자처럼 달려가서 달래고 들어 주고..업고 안은 채로 일을 햇거든요. 아이는 누가 있을 때 엄마는 더 허용적이라는 걸 용케 알지요...ㅎ
육아방식을 문화인류학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 중요하지요. 그 모든 '다름'을 선후진으로 보지 마라...그거 동의해요.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다 선후진으로 볼 수 없다'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문화의 모든 요소에 대해서, 앵글로삭슨 중심의 문화우월주의를 용납할 나라는 없지요...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름으로만 치부하는 극단적인 문화상대주의 또한 위험해요. 한 개인의 육아방식에도 문제가 잇듯, 한 문화의 그것에도 문제는 잇기 마련이고, 반대로, 모든 문화는 그렇게 상대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요소가 더 많다는 것 또한 문화인류학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에쎈스이기도 하지 않던가요? 적어도, 제멋대로 하는 행동은 잘못된 것임을 가르치는 것, 그건, 그 엄격성이나, 방법, 시기적인 차이는 다소 잇을지언정, 모든 나라의 모든 부모들이 자식을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요.
그런 방법론적 차이를 가지고 선후진을 이야기하는 건 조금 문제가 있을지 몰라도, 결국, 모든 문화는 그 일관성의 정도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손님이 게실 때도, 엄마가 아무리 바쁠 때에도, 다른 더 중요한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도, 저 덕목을 절대적으로, 최우선적으로 일관되게 가르치지는 못하더라도, 그것을 청소년기까지도 연장해서 허용한다면, 그건 문제지요. 저 수업시간이 시작되엇는데도, 책상 위에서 라면을 먹고 잇는 아이들이 바로 그런 케이스들 아닌가요/ 아무리, 우리가 잘 살게 되어도, 아이들이 내내 자기중심적으로만 사고하고 행동하게 방치하고 과잉보호하는 문화라면 우리는 아직도 문화후진국으로 남는 것이지요...
그 교육이제대로 되려면, 그 그 부모부터 제멋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어야 하지요. 기분 좋을 땐 물고 빨면서 무엇이든 들어 주고, 기분 나쁠 땐 아무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소리지르며 화를 내고...강아지를 키워도 그렇게 키우면 훈련이 안되잖아요... 애야, 지금은 손님이 계시니, 혹은, 내가 너무 바쁘니, 너 붙들고 오래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건 절대로 안되는 거란다. 우리, 나중에, 더 이야기하자꾸나, 하고 단호히 끊을 수 있어야 하는데, 태오에미만 해도, 그게 잘 안되더군요...한국사람이라...ㅎㅎ
그러나, 그 허용의 기간이 너무 오래 가거나, 일관성이 없으면, 아이는 자기중심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이 되어 가는 거죠. 도덕적 판단만 흐려질 뿐 아니라, 지적 판단도 흐려져서 어른이 되어서도 끝없이 제멋대로인 사람이 되기 십상이니까...
그런데, 나는 모든 일에서 다 그렇듯, 어느 특정 방법이 그 자체로서 명약이고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믿어요.교육학이든, 문화인류학이든, 유아법이든,체벌을 하느냐 마느냐, 언제부터 바깥으로 데리고 다니느냐, 언제부터 어떻게 자난감을 스스로 정리하게 하느냐,그런 차이가 아니라, 그 아이가 얼마나 인간적인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하나의 지적이고 도덕적인 인간으로 독립하도록 가르치느냐 하는 교육의 본질을 들여다 보는 일에 더 중점을 두엇으면 좋겟어요.그 핵심은 바로 아이와 부모, 고사 간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 지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지요. 에전부터 내가 가정과를 싫어햇던 이유가 너무 그런 사소한 방법론만 다루는 학문 같아서였지요...교육학도 그런 방법론에서만 명약을 찾는데 몰두하는 부분들이 너무 싫엇지만...ㅎ
저 플레이 팬만 해도 그렇지요. 그 안에 앉아서 놀기 시작할 때부터, 그 아기는 엄마가 나를 버리고 가둔 것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고 잇으며, 엄마는 요리를 하고 있고, 그건 매우 중요한 일이며, 내가 혼자 놀면서 잘 기다리면, 엄마는 나를 먹여 주고 함께 놀아 주는,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확신하고 있게 하지 못한다면, 아이를 몸에 붙여 안고 일하는 것보다 못한 방법이 될 수 잇는 거지요. 후자의 방법도 마찬가지이고...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그 진정성의 전달이지요..엄고 안고 있으면서 짜증이 잔뜩 나 잇으면 아이에게 전해지는 게 뭐겠어요? .그리고, 한 가지 첨언하자면, 아기들은 그런 울타리 안에서 안정감을 얻는다는 것이지요.물론, 엄마가 보이는 가까운 위치에서...아이들이 싱크대 안이나 테이블 밑, 장농 속에 숨기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치...태오에비는 싱크대 안의 냄비들을 다 꺼내 놓고 들어가 앉아 잇엇던 적이 잇고, 준오는 지금도 맨날 테이블 밑이나 소파 구석, 박스 안에 들어가 놀기를 좋아하지요..그 박스를 기숙사 안에까지 가지고 들어갓다는 사람은 적어도 그 본능적인 욕구를 오랫동안 버리지 못한 것이지요.태오도 그게 좀 오래 간 편이어서, 작년, 일곱살때까지만 해도,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만 노는 게 걱정되엇엇지요..ㅎ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놀기도 하고 도와두기도 하고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것.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런 '합이'의 과정을 될수록 어릴 때부터 제대로 가르치면 좋겟지만, 그렇다고, 아이의 동물적인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가 유발된다는 점을 우리 한국 육아문화는 비교적 깊이 인식하고 잇었다고 봐요. 꼭 일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기를 꽁꽁 둘러 업고 생활하고 안고 자는 것만 봐도...요즘 엄마들이 갓난아이를 베이비 크립에 따로 재우기는 하지만, 정해진 시간에만 먹이고 재우고 놀아 주는 것이 서양사람들만큼은 잘 되지 않잖아요. 그러나, 언제까지 아이를 끼고 잇으면서 아이의 요구만 들어 주고, 언제까지 제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느냐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저 미국 여자가 프랑스 육아법을 선호하는, 찬찬히, 단호하게, 아이와 대화하며 왜 안되는지를 말한다'는 부분만큼은, 나도 미국식 양육법을 선호하면서도 역시, 한국 보통엄마들 스타일로,(경주 최부자집 같은 최상위 계급의 육아법이 아니라),) 그렇게까지 모든 방법론에 엄격하지는 않앗다는 것이 오히려, 잘한 것이엇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게 되네요. .늘바다님의 포스트와 논의 덕분에...ㅎ
참, 저 학교 음악회는 학에회엿어요. 모든 학생과 그 가족들이 어느 정도 잘 훈련된 아기동생까지도 데리고 들어갈 수 잇는..혹시, 울거나 시그러우면 데리고 나가는 거죠...클래식 음악회엔 정장을 한 어른들만 들어가지요...
2012. 0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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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b는크립은 아가들 재우는 침대예요. 아가가 떨어지지 않게, 사방에 그 높이를 조절할 수 잇는 난간을 붙여 놓앗지요. 병원의 환자용 침대처럼...어릴 땐 엄마 침대 바로 옆에 두고 키우다가 적어도 여닐곱 살쯤 되면 다른 방을 쓰게 하지요. 그 때까지도 잠들기 전에 꼭 베드타임 스토리를 읽어 주지요. 미국 대부분의 가정이 다 그래요.우리도 지금 그렇지 않은지? 크립 대신 아기요이불을 써왔지만, 지금 젊은 엄마들은 그걸 사더군요. 자기들도 침대를 쓰니까...
태오는 네 살 터울인 준오 덕분에, 지금 여덟 살인데도 딴방은 못쓰고 엄마 침대 옆에 나란히 붙은, 역시 발밑쪽으로 난간이 붙어 잇는 침대에서 준오와 함께 자지요. 아이들은 대개, 하도 많이 읽어서 달달 외우고 표지가 다 닳은 책을 몇 권 가지고 잇지요. 태오에비가 좋아하던 curious George는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읽는 시리즈인데, 이 아이들도 그걸 매우 좋아해서 두 권 더 사주고 왓어요. 태오는 아무래도 올해 안으로 딴방을 스게 해야 할 것 같아요...
30여년 전, 플로리다 시절, 서울대 가정대 졸업한 후배가 와서 박사논문 쓰던 게 기억나요. 미국의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몇 살뿌터 딴방을 쓰게 하는가? 성별이 다른 아이들을 몇 살 때부터 따로 자게 하는가? 이런 것을 ses(사회교육경제적) 수준에 따른 통게조사를 한 거엿어요. 조사해 볼 것도 없이, ses가 높을수록 그 시기가 빠를 것이 당연하겟지요. 전체적으로, 미국은 한국보다 빠를 것도 당연하고...지금은 한국도 많이 빨라진 것이지요. 옛날, 나는 4학년 봄에 언니가 시집가고 나서부터야, 내 방을 따로 썼으니까...
우리 사회도 많이 달라졋지요. 이젠 새치기하는 사람도 줄고, 고객 써비스는 물론, 민원 담당자들도 친절해지고, 힘세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사회도 이젠 더 이상 아닌 것 같고...공공장소에서 떠드는 사람들도 줄어 가고 잇지 않나요? 아무리 문화상대주의를 부정하지 못한다고 해도, 문화는 상대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성을 가지고 잇지 않은지? 다만, 모든 다른 여건에 의해 정체되고 후퇴하기도 하지만...사교육비가 하늘을 찌르고, 학교폭력이 횡횡하는 것은 그런 변화의 틈새를 비집고 나온고질적 병통들이지만, 그것들도 다스려져 가고 잇는 중이겠지요. 우리 몸의 건강도 그렇듯, 문화도 한꺼번에 성장할 수 없으니까...
저 찬찬하고 단호한 엄격함이라는 것은 무섭게 소리지르지 않으면서도, 아이를 이해시키면서, 일관되게 실천하게 하되, 언제나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야지요. 그 바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만 강요하는 억압은 사랑도 신뢰도 아닌 과잉보호 이상으로 문제를 낳겠지요. 독일이나 일본도 전자만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봐요. 민족우월주의나 군국주의는 그 지도자 한 사람만의 책임은 아니지 싶어요. 그 파시즘을 극복하고 나오기까지 많은 희생을 겪었지만, 그만큼, 그들의 지성도 성장했고, 그 죄책감으로 또 세계동포주의에 앞장서는 독일이 나는 좋아요...
문화의 가장 큰 지향은 지성과 사랑이 아닐까요? 거기에 더 보탠다면 예술과 유우머...우리도 엄부자모의 전통이 잇어 왓지만, 교육의 그 두 역할은 서로 상응하면서 병행되어야 하는데, 요즘은 엄모자부도 넘어서 엄부엄모라고나 할까, 저 '빨리빨리' 문화는 가정교육에서도 그대로 드러나서, 아이를 진짜 지성도 아닌 지식교육으로 성급하게 몰아 넣고 다그치는 교육으로 치닫고 잇는 것이지요. 빨리 공부해라, 빨리 청소해라, 빨리 밥먹어라...사랑을 확인시킬 여유도 없이 실천만 강요하는 것이지요.내가 널 사랑하는 건 당연하지 않느냐? 그걸 꼭 말로 해야 돼? 사랑하니까, 이런느 거지...
플레이 팬은 문자 그대로 즐거운 놀이터이지요. 동물원에 비유될 정도로 억압이나 구속의 방법으로 사용하고 잇다면 문제지요. 아무리 바빠도, 엄마가 지금 기름솥에 튀김을 하고 잇거나 칼질을 하고 잇어서 그 위험한 곳에 함게 있는 것보다는 안전하고 편안한 자기만의 성에서 장난감이나 그림책을 가지고 노는 것이 더 좋아서 스스로 그 안에 들어가고 싶도록 폭신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어야지요. 격리수용되는 게 아니라, 저기서 일하고 있는 엄마와 끊임없이 눈길을 주고 받으며 말을 주고 받으며......집안의 모든 가구나 물건들도 다 아기의 장난감 대상이지만, 엄마가 충분히 아기에게 집중하면서 돌볼 수 있는 상황에서 아기가 그것들을 탐사하고 즐길 수 잇게 해주어야지요. 아..
모든 문화적 도구가 다 그렇듯이,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라고 봐요. 앞에서도 말햇지만, 엄마가 아기 때문에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일을 하고 잇으면, 엄마는 말투부터 아이에게 사랑을 전달하기 힘들지요. 물론, 안전한 곳에서 아기가 놀고 잇는데도 굳이 플레이 팬에 집어 넣을 일은 아니지요. 지금도 준오는 커다란 박스만 어쩌다 생기면, 그 안에 온갖 것을 갖다 넣고 자기의 성이라고 하면서 놀지요. 태오도 침범해 들어가서 뒹굴며 난리를 치기도 하고...ㅎ 플레이팬이 동물원 같다는 그 친구의 말이 진짜로 그렇게 쓰고 있는 것을 보고 한 말이 아니면 좋겠네요...ㅎ
아, 테오에비는 다섯 살때 내가 미국으로 데리고 들어갔기에 플레이 팬에서 놀아본 적은 없고, 막내만 거기서 태어나서 조금 놀아 봤지요..2미터 x 2미터..게라지 세일에서 10불인가 주고 산 것을 쓰다가 후배에게 물려 주고 온 것...크립과 달리, 침실이 아니고, 엄마가 일하는 주방이나 거실에 둠...
또 길어져서 먄....^^
^^
2012. 02. 14.
하늘바다님 방 http://blog.daum.net/shs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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