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다정도 병이라는데

해선녀 2005. 3. 8. 13:23

 

 

 

기다림도 즐기고 싶다.

기다림이 삶의 이유라지만

나는 수시로 조급해진다.

이틀도 안되어서 일주일이 넘었다시며

무소식을 야속해 하시던 어머니,

그 심정을 이제야 알 만하다.

오늘도 아이들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다가

고개를 흔들며 집을 나선다.

산 쪽으로 잘 올라 가다가는

무단히 골목길을 도로 내려 가서

푸른 봄미나리 한 다발을 사 들고 온다.

여전히 가닥 가닥 아이들 생각

다정도 병이라는데

뭉텅 뿌리를 잘라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건강하면 내 몸을 잊고 살듯이

무엇을 기다리는지조차 잊어버리는

그런 기다림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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