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옥돔 한 마리

해선녀 2005. 2. 23. 12:23

 

 

 

옥돔 한 마리를 상에 올렸다.

부스러질세라, 뼈 있는 쪽을 먼저 구워

딱 한 번에 노릿노릿, 딱 알맞게,

살살 뒤집어 넓적한 침대 위에

아기 옮기듯 옮겨 줘야 한다.

이 놈이 비싼 이유는 무얼까.

네 값이면 시장에서

통통한 조기 열 마리는 샀겠다.

조기만 해도 그렇지.

선물로 받은 백화점 굴비는

당신 오늘 저녁 식사는 어떻게 해요,

꼭 확인을 하고야 굽는다.

맛은 그 가격에 비례하는 걸까.

내 계산법도 알지 못하겠는데,

세상의 계산법들을 어이 다 알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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