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너를 보았을 때
너는 꽃이었다.
천지를 모르고
제가 난 곳에서
나비가 오면 함께 놀고
오지 않으면 그 뿐
혼자서 져 가는.
너를 꺽어다 놓고부터
화병의 물이 썩을까
심지어 내게 걸려 오는
전화소리까지 귀기울이며
너는 내 눈치를 살폈다.
나도 네 눈치를 살폈다.
너는 더 이상 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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