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꽃을 꺽고

해선녀 2006. 7. 13. 20:58

 

 

 

내가 처음 너를 보았을 때

너는 꽃이었다.

천지를 모르고

제가 난 곳에서

나비가 오면 함께 놀고

오지 않으면 그 뿐

혼자서 져 가는.

 

너를 꺽어다 놓고부터

화병의 물이 썩을까

심지어 내게 걸려 오는

전화소리까지 귀기울이며

너는 내 눈치를 살폈다.

나도 네 눈치를 살폈다.

너는 더 이상 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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