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저녁산책

해선녀 2006. 1. 27. 11:46

 


 

미끄럼틀을 서로 먼저

거꾸로 오르려고 다투던 아이들도

다 집으로 돌아가고

천방지축 뛰어 놀던 강아지도

집으로 돌아가자는 데는 이의가 없다.

잠자리를 다투는 어린 새들의 소리가

진청빛 어둠 속으로 잦아들면서

눈빛 아슴한 너의 사진 한 장이

나무가지 사이에 비스듬히 걸린다.

아파트의 창들이 멀티비젼처럼 켜지는 시간.

우리는 아직 서로에게 서툰 광대가 되고

관객이 되어 줄 시간이 충분하다.

 

 

 

 

 

 

 

                                  사진: 막내의 셀프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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