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짧아지고 날은 길어져
솔갑 한 짐 지고 나갔다가
간고등어 몇 마리 받아 온 저녁
소주 한 잔에 마른 기침 서너 번
먼지 덮힌 세간살이 나부랭이야
무에 그리 중하겠는가마는
삽작문 열어 둔 채
호롱불 내리고 누웠으니
너른 마당 잡풀에 잦아드는
밤비 소리에 잠 못드네.
빈 외양간 곁 장독대 옆에
황금색 나리꽃 하나
주근깨 퍼부은 얼굴에
꽃가루 온 얼굴에 퍼져
아침이면 이제 더는 곱지 않을까,
그것이 아쉬울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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