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에서

구곡폭포에 갔던 날

해선녀 2004. 2. 9. 18:22
-순례자님의 '황혼의 연가' 옛 칼럼 글-
 
우리가 도착한 때가 이미 아침이 지난 시각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아침 고요 수목원'은
고요함으로부터 깨어나 있었다. 수목원을 찾는 차량들의 행렬이 4km 이상 이어져서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안 올라가시는 게 좋습니다!!"
먼저 도착하였다가 들어가지 못하고 되돌아 나오는 사람들이 친절하게도 한 마디씩
해주고 지나갔다. 하지만 무엇을 걱정하랴! 우리들의 영명하신 안내자 미루나무님에게는
이런 상황에 대비한 제2, 제3의 전략이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굳이 사람의 손으로 가꾸어진 수목원으로 가야할 이유는 애초부터 없었던 게 아닌가?
산 좋고 물 좋은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의 연두색 자연 수목원이 우리 '연가 가족'을 위하여
태고로부터의 눈부신 봄 잔치를 펼쳐놓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을!
 
미루님만 알고 계시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선택하여 마법에 걸린 사람들처럼 우리는
신록의 산길을 굽이굽이 누볐다. 어느 화가가 화랑 겸 레스토랑으로 꾸미고 있는
벽난로가 있는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차를 마셨고 결국에는 춘천으로까지 진입하여
구곡폭포를 관광하였으며 그곳의 명산물이라는 잣막걸리를 시음하는 낭만도 즐겼다.
 
미루님에게 어떤 말로 감사의 표현을 하면 좋을까?
전생에 이 순례자와 무슨 악연이 있었기에 황혼의 연가로 인하여 그 고생을 하셨을까?
하루를 고스란히 세 방문자들에게 헌납하여 친절한 해설과 함께 안전 운전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신 미루님께 백 번이라도, 천 번이라도 고마웠다는 인사를
되풀이하여 전하고 싶다.  미루님의 피로가 오늘
교실의 학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잘하고 계십니까?
 
 
왼쪽에서부터 우리꽃, 미루, 해선녀
 
 
 
 
미-----루, 이린숙님
 
 
 
구곡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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