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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십시오, 제가 서울의 어느 결혼식에 갔다가 와보니 그 사이에
바다가 답장을 가지고 왔습니다.
어제 오이도의 노을 속에 햇님(해선녀님)과 달님(달빛님)이
계셨었습니다. 두 분께서 발을 담그셨을 때
바다가 그 부피만큼 움직이면서 넘실넘실
태평양을 건너가는 걸 저는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예언했었듯이
소리님과 손채린님이 계시는 해안에까지 가서
오늘 답장을 받아온 것입니다.
소리님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손채린님은 아가를 파견하여 주셨습니다.
놀랍게도 세아가 바다를 건너 우리들 앞으로 아장아장 걸어왔습니다.
저 귀여운 모습을 보십시오.
우리꽃님, 수직으로 내리는 비를 피하여 잠시 바닷가로 나오십시오.
답장을 잘 받았으니 이번에는 이쪽에서 또 신호를
보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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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서은(달빛)님
왼쪽:해선녀
2003.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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