盛夏의 언덕 꼭대기, 팦월 초하룻날엔
무거워 고개 숙인 해바라기들 위로
수염을 흩날리며 선 옥수수를 너머로
나즈막하게 나는 새처럼 날아가고 싶다.
나는 지금 여기 없소, 휴대폰도 꺼놓고
단물이 오르고 있는 배나무 과수원길로
휘파람을 불면서 혼자 걸어서라도
나는 이제 다른 나에게로 건너가고 싶다.
산등성이 하나도 못 넘고 다시 돌아와
배시시 웃으며 不在中을 삭제하고
내가 내 아이디를 다시 누르게 되어도
저만치서 다른 내가 대답해 줄 것 같다.